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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봉 : 2008년 4월 3일
장 르 : 미스테리
감 독 : 공수창
출 연 : 천호진 / 조현재 / 이정헌 / 이영훈 / 유태성
등 급 : 18세 이상 관람가


공수창 감독의 '알포인트'(2004)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던 영화였는지는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지만, 미스테리로서 꽤 호평을 얻었다고 들었다. 어쨋든 그 때문인지 대부분의 이 영화 리뷰를 보면 '알포인트'라는 영화와 비교하여, 더 낫다거나 떨어진다거나 둘 중 하나로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 것은 이 영화가 '알포인트'의 후속편도 아닌데, 어째서 '알포인트'하고 꼭 비교를 해야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하게 군대를 배경으로 삼은 것은 맞지만 어차피 또 다른 별개의 작품이지 않은가? 왜 그런식으로 비교해야만 되는 건지...? 누가 좀 이해 시켜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뭐 어차피 쓰기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둘러보다가 든 생각일 뿐인지라 딱히 이해안되도 상관은 없지만.

(여기서 부터 스포일러 난무함. 주의.)

이 영화를 미스테리 장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일단 영화의 기본적인 겉모습만 보자면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일 뿐, 결국 보게되는 것은 미스테리로 인한 궁금증이 아니라 여타 좀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원인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병사들이 일종의 좀비로 변해버리는 그 과정의 설명일 뿐이다. 규모는 작지만 일종의 호러 재난(?) 영화랄까? 실제로 영화 후반부에 이르면 괴물같이 변한 상태에서 다리가 잘려나간 상태로 총알 세례를 받으면서도 다른 병사를 공격하러 기어가는 감염된 병사라던가, 팔이 잘려나가도 통증을 못 느끼고 출혈도 없는(흡사 시체에서 피가 응고되어 굳어버린 듯한) 병사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좀비와 흡사한 상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고 B급 좀비영화와 다른 것이 뭘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또 나름 개성있는(?) 좀비물이어서 엉뚱하게도 사람마다 감염의 진행 속도도 제각각이며, 좀비화되는 것도 일정치가 않다. 뭐... 이런 것도 체질따라 다른거야 라고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테고, 캐릭터의 비중에 따라 감독 제멋대로 감염 속도를 조절해버린 느낌이다.(실제로 가장 감염이 늦는 것은 주인공인 노원사(천호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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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라고 생각하면서도 보더라도 어수선한 점들도 몇가지 눈에 띈다. 기본 사건외에도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려는 듯한 장치를 여기저기 뿌려놓고서는 끝날 때까지 수습도 안하고 그냥 내버려 둔 것이다. 첫번째는 506벙커의 구조에 대한 대화. 설계도를 보며 돌아다니던 노원사와 하사는 중간에 아예 복도 전체가 폐쇄되어 있는 구역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그들은 이 이상한 구조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만... 그냥~ 지나가 버린다. 두번째는 본부 조사대의 한 병사의 이야기. 그는 이렇게 오래된 구조물에 시체가 널려있다면, 쥐들이 들끓어야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단 한마리의 쥐도 안 보인다는 의문을 노원사에게 말한다. 노원사는 뭔가 생각하는 듯 하지만... 역시 그냥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세번째는 고열로 쓰러진 본부 조사대의 한 병사가 의무실로 실려왔을때. 군의관의 말에 따르면 가득 구비되어 있어야 할 해열제가 이상하게도 의무실에 단 한개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군의관이 이 사실에 의문을 가지지만 다음 장면으로 맥없이 전환... 정말 어이없게도 이 3가지 장치 모두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설명도 없고, 미스테리를 푸는 도구로 쓰여지지도 않는다. 언뜻 보기에도 수상한 이 점들은 도대체 무엇에 쓰려고 했던 배치였을까? 그냥 시간 때우기용의 연막이었다는 말은 나오질 않았으면 좋겠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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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막상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미스테리보다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딱히 성공한 것 같지 않다. 일단 기본 뼈대가 되는 것은 GP506 소대원 몰살 사건. 중요한 주제는 '왜 죽었나?' 가 아니라, '왜 죽였나?'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범인은 살아있는 상태이고 누구인지도 초반부에 다 나온다. 감독은 GP장이라고 스스로를 일컫는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회상을 하는 식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이다. 이런 전개는 현재와 회상을 넘나들면서 중반까지 이어지고 중반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정작 진짜 사실이 밝혀지는 후반부터 석연치 않은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감독이 말하는 그 사람때문에 말이다. '왜 죽였나?' 라는 이유는 확실하게 나온다. 그러나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결심을 하게 되었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뭔가 엉성하여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는다. 극중에서 '꼴통'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군대 용어로 고문관이라고 불릴 만한 캐릭터가 갑자기 비장함이 철철 넘치는 캐릭터로 변신하여, 냉정한 판단으로 부대원들을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조사관으로 나오는 노원사(천호진) 정도 되는 캐릭터라면 이해되지만, 아무리봐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생존자만큼이나 중요해 보이는 이 몰살 사건의 범인에게는 많이 신경쓰기 힘드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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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래저래 이게 이상하니, 저게 이상하니 해도 '겉모양'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초반부터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보여주려던 것은 미스테리나 호러같은 그런 장르적인 포장지는 아닌 듯하다. 그 속에서 보여주는 실제적인 것은 사건을 조기에 덮어버려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려는 한 군장성의 긴급전화로부터 시작되는 군대라는 폐쇄적 시스템에서의 계급차를 이용한 교묘한 사실 은폐 행동이라고 본다. 이와 같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는 원래의 사실까지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조작해 버리기까지 하는 권력의 자리에 앉아있는 자의 더러운 모습. 그리고 누가 희생되던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조직 시스템에 대한 묘사라고 본다. 거기에 더욱 아이러니하게 보이는 것은 그런 권력자들의 행동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하고 목숨을 잃는 피해자들마저도 살아남기 위해서 또 다른 사실을 암묵적으로 덮어버리려는 시도를 함으로써 그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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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 내용을 떠올리면서 스스로에게 어처구니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영화를 계속 보고 있다보면 종반부에 이르러서 원래의 GP506 소대원들을 모두 죽여버린 상병의 행동과, 파견된 조사대를 스스로 몰살시키려는 노원사의 행동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무의식적으로 응원했다는 것이다. 그게 일반적으로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할런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무서운 생각이다. 자신만을 위해 사실을 은폐하려는 군장성들이나 GP장의 과거 얘기를 보면서 눈을 찌푸리던 관객들이, 그 추한 권력유지를 위한 음모에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던 병사들, 한 인간으로서의 그들 개개인은 어느새 외면해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른 모두를 위해서? 그럼 그들은 그 '모두'중에 한명이 아니었다는 얘기인가? 자신도 모르게 노원사의 몰살 작전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해 버린다는 것...그것 자체가 정말 무서운 것이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엠파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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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날개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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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3 16:2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음...알포인트를 괜찮게 봤었던 지라 ..ㅎㅎ
    이번에도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봐야 하겠네요 ㅎㅎ
    영화에 대한 평도 궁금증 더욱 유발 시켜주시네요 ^^
    • 2008/04/15 23:54
      댓글 주소 수정/삭제
      프로젝트때문에 뮤비 분석할 틈이 없어서 중간에 본 영화 감상평을 올린 것이랍니다. =ㅅ=;
      많이 기대안하고 보시면 그럭저럭입니다. 흐흠
      워낙 스릴러나 미스테리 등을 좋아하다보니 뭔가 허술한 장치들이 중간 중간 눈에 띄는 것은 좀 거슬렸지만요.
  2. 쉬운이름
    2008/05/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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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한 2어시간 정도 재미있게 놀다 갑니다..
    포스트들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
    이걸 어따 써야 하나 고민하다 가장 최신글에 쓰네요
    • 2008/05/25 23:55
      댓글 주소 수정/삭제
      한달 넘게 블로그 포스팅을 쉬고 있는데, 간간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있네요 ^^;
      재미있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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